<44> 약국 및 약무의 혁신: 디지털 헬스케어 시대의 약국

편집부

기사입력 2021-08-13 08:37     최종수정 2021-08-13 08:44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약국은 아직까지도 독립된 산업군으로 분류되지 않았다. 하나의 경제활동 분야가 국가 산업군 내에서 일원으로 인정받아 성장하려면 산업으로서의 범위와 핵심요소를 갖춰야 한다. 약국이 중심주체로 활동하는 산업을 ‘약업산업’이라 불러본다면, 약국은 우선 통상적인 ‘기업’의 경영 목적과 속성을 갖추는게 필요하다. 왜냐하면 현대적 관점에서 하나의 산업이란 각종 공통 속성을 가진 유관 기업 사이의 네트워크망을 일컫기 때문이다. 

이제는 우리나라의 약국도 현존 네트워크망에서 생존하면서 더욱 발전하려면 당장 대기업 형태는 아니라 해도 기본적으로 기업적 성격을 이해하고 모방하는 것이 필요한데, 왜냐하면 약국은 대다수 약사가 활동하는 약업의 본원적 사업체이기 때문이다. 이는 필자가 갑자기 약국을 대기업화 하자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약국모델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서 거시적으로 국가의 ‘산업육성’이라는 보호와 기회의 틀 안에서 개별약국 경영자가 알아야 할 기업의 속성을 고찰해 보자는 의미이다.

기업이란? 

미시적 관점에서 기업이란, (1)돈 버는 곳, (2)이윤을 극대화하는 기관, (3)최소자원으로 최대효과를 추구하는 수단, (4)여러 자원을 조합해서 새로운 상품을 생산하는 곳이자, (5)자아실현 수단, (6)스트레스와 보람을 주는 곳, (7)공동목적을 추구하는 곳, (8)구성원의 능력을 개발시키는 곳 등이다. 한편, 거시적 관점에서 기업이란, (1)사회가 필요로 하는 것을 제공해 주는 곳, (2)국력의 기본, (3)정부에 세금을 내는 기관, (4)고용기회를 창출하는 곳, (5)새로운 기술의 산실, (6)국가경제발전의 주춧돌, (7)인간생활을 윤택하게 해주는 곳 등으로 표현할 수 있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기업은 인간이 필요로 하는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하고 유통시키는 사회적 단위에 해당한다. 그래서 기업은 이익을 추구할 목적으로 비즈니스 활동을 전개하는 생산경제 조직체이고, 인간의 필요와 욕구를 만족시켜 주는 재화와 서비스 같은 생활자원을 생산하는 개별 경제주체라 하는데, 여기에는 다양한 기업관이 존재한다. 

기업관의 유형

첫째, ‘자본조직체관’에 따르면, 기업은 자본가나 투자자의 자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창출된 부가가치는 투자자나 자본가에 귀속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둘째, ‘노동조직체관’에 따르면, 기업은 노동자의 노동에 의하여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때문에 창출된 부가가치는 노동자에게 배분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셋째, ‘기업공동체관’에 따르면, 기업은 자본과 노동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창출된 부가가치는 자본가나 투자자와 노동자에게 배분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넷째, ‘협동적 생산실체관’에 따르면, 기업은 소비자, 투자자, 종업원, 원재료 공급업자 등 기업활동에 참가하는 모든 이해관계자들과의 협동에 의해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때문에 창출된 부가가치는 이 모두에게 배분되어야 한다는 입장(공익성, 공공성, 사회성)이다.

약국도 기업과 다르지 않다

기업의 목적은 어떤 활동을 통해서 달성하고자 하는 성과나 결과이며, 사회적 부가가치 창출을 통한 이익추구라고 요약된다. 여기서 부가가치란, (1)현재 사업 코스트(경비, 감가상각비 등), (2)미래 사업 코스트(연구개발비, 기획ㆍ조사ㆍ교육비, 유보이익 등), (3)협의의 분배 코스트(인건비, 이자, 배당금 등)를 말하는데, 기업목적 달성을 위하여 다음의 3가지 공식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1)부가가치(value added) 또는 이익(P) = 수익(R) – 비용(C) [P: Profit, R: Revenue, C: Cost)]
(2)수익(R) = 영업수익(판매수량X판매단가) + 영업외수익
(3)비용(C) = 구매, 생산, 재무, 인사, 마케팅, 회계 및 사무 활동 소요비용 

위 공식을 활용한 기업경영의 3가지 과제는 바로 생산성, 경제성, 수익성의 향상이다. 
생산성이란, 생산물의 산출량을 생산요소의 투입량으로 나눈 것인데, 세부적으로는 ‘노동생산성’(①물량표시 노동생산성=산출량/종업원 수; ②화폐표시 노동생산성=(산출량X제품가격)/종업원 수)과 ‘부가가치생산성’(부가가치 생산성=부가가치/종업원 수)으로 나뉜다. 

경제성이란, 다음과 같은 3가지 측면으로 나누어 측정된다. 
①경제성=목표/수단=성과/희생=산출/투입=수익/비용=급부/원가; 
②경제성=실제산출/표준산출=실제수익/목표수익=목표달성도(유효성); 
③경제성=실제투입/목표투입=실제비용/목표비용=수단절약도(효율성)

수익성이란, 이익을 자본으로 나눈 값이며 다음과 같은 3가지 측면으로 측정된다. 
①수익성=자본이익률; 
②수익성=(이익/매출액)X(매출액/자본); 
③수익성=매출액 이익률X자본회전률. 
또한, 수익성의 개념은 유지존속을 위한 ‘적정이윤’; 유지존속에 필요한 최소한의 ‘필요최저이윤’, 최소한 기업의 생존을 보장하고 기업이 과거에 달성한 정상이윤을 커버할 수 있는 ‘만족이윤’ 등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위에서 언급한 생산성과 경제성을 ‘경영의 선택원리’라 하고, 수익성은 ‘기업의 선택원리’라 부른다. 물론, 이 같은 원칙 하에 약국들이 경영되고 있겠으나, 개별 단위 약국의 경제규모가 대체로 작기에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에는 역부족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약국도 일반약국과 중대형 의료기관 인근의 약국을 비교하면, 후자가 더 기업적 모습을 띠는데 왜냐하면 위에 언급한 원칙에 보다 근접하고 충실히 이행하는 구조를 갖추었기 때문이다.

기업 생존부등식의 종류와 조건

앞에서 제시한 공식에서 한 기업이 계속 생존,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익(P)을 증가시켜야 하며 그 방안은 다음 2가지 이다. 그리고 약국의 생존력을 강화하려면 다음 3가지 조건을 충족하는 방향으로 경영해야 한다.
R값 증가: R = 영업수익(판매수량X판매단가)+영업외수익 
▶영업수익이 대부분을 차지하므로 판매수량 또는 판매가격을 증가시켜야 함
C값 감소: 원재료, 노동력, 에너지 및 기타 경영활동 비용을 절감

●조건(1): 판매수량을 증가시키기 위한 방안(소비자의 입장)
① 제품 및 서비스의 가치(V)>제품 및 서비스의 가격(P) [ V - P > 0 ]
소비자의 혜택(consumer’s benefit)이 존재해야 한다. 소비자는 지불하는 가격(P)보다 제품이나 서비스가 제공하는 가치(V)가 클 때 구매를 선택한다. 제품 및 서비스의 가치는 화폐단위로 환산할 수는 없으나 소비자가 머리 속으로 계산하는 ‘지각가치(perceived value)’ 또는 ‘효용(utility)’을 의미한다. 따라서 소비자는 지각가치를 가격과 비교한 뒤 구매를 결정한다.

●조건(2): 제품의 가격이 비용보다 커야 한다(기업의 입장)
② [ P>C ] 또는 [ P-C>0 ]
생산자 혜택(Producer’s benefit)이 존재해야 하며, 제품의 가격이 비용보다 커야 한다.

●조건(3): 기업이 생존, 발전하기 위해서는 조건(1), (2)를 결합한 조건(3)이 만족되어야 한다.
③ [ V>P>C ]
소비자 혜택과 생산자 혜택이 동시에 존재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 ①의 V-P>0을 달성하기 위하여 V를 높이고 P를 낮추고; 
• ②의 P-C>0을 달성하기 위하여 P를 높이고 C를 낮추며; 
• ①에서 P를 낮추고, ②에서 P를 높이는 선택이 있으나, 장기적으로 V를 높이고 C를 낮춘다.

이렇듯 현대 환경에서는 소비자 지향적 기업경영이 필요하다. 그것은 소비자들이 1차적으로 시장에 제공되는 제품과 서비스 가운데 V-P가 가장 큰 대안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생존부등식의 적용
V (제품 및 서비스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경쟁기업에 비해 많은 가치를 제공해 줄 제품을 생산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기업이 끊임없이 신기술 및 신제품 개발노력을 통해 가치창출을 해야 한다. 이를 기업의 ‘창조성’이라 한다. 한편, C(비용)를 낮추기 위해서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원가절감노력이 필요하다. 즉 ‘생산성’을 증가시켜야 한다. 그러므로 기업의 창조성과 생산성은 기업의 생존과 발전에 있어서 반드시 필요하다.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의 현황
물론, 위와 같은 원리를 각개 약국들은 잘 활용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약국은 우리나라 의료전달체계의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음에도 기업적 외형과 속성이 부족하다 보니 정치, 경제, 사회, 기술(PEST) 분야의 변화 충격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는 지역사회 소규모 의원(clinic)도 비슷한데 그나마 의원은 의료산업 가치사슬의 하단에 포함되기에 약국보다는 다소 우월한 위치를 점유하는 듯 하다. 

디지털 헬스케어 시대란 어떤 모습일까? 현존하는 의료전달체계 안에서 통상적으로 이뤄지는 의료관련 정보탐색 행위, 진단 행위, 의료기관내 치료 및 처지 행위, 처방 및 처방전 전달 행위, 처방감사 및 조제 행위, 투약 및 복약지도 행위, 의약품 배송 행위 등이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하여 사용자의 각종 편의를 향상시키는 게 과연 전부일까?(그림1) 


최근 국내외 신생 스타트업(Sratup)에 의해 소개되기 시작한 서비스에 대하여 국내 의업계와 약업계가 매우 혼란스럽다. 디지털 헬스케어 시대의 초기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저항감과 공포감을 느끼는 의원과 약국은 서로 공통점이 많다. 디지털 헬스케어 시대, 4차 산업혁명 시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에 진입한 지금, 대형병원이 과연 저항감과 공포감을 느낀다는 증거가 있는가? 통상적인 기업과 동일한 경영원리를 추종하고 있음에도 의원과 약국은 변화에 적응함에 있어 취약한 이유는 무엇일까?(그림2)


‘스타트업’이란 아직 온전한 기업체로서의 구조와 역량을 갖추고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기 전의 ‘임시적 조직’을 뜻하는 말이라고 한다. 그러나 올해 전반기, 카카오는 창업 10여년 만에 시가총액 기준 국내 3위 기업에 올랐다. 우리나라에서 약국이나 의원은 이러한 성장은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앞서 설명한 다양한 경영 이론과 원칙을 아무리 알아도 이를 활용하는 듯 활용하지 못하는 1인 기업의 모습에 여전히 머물러 있다. 아직은 국내의 약업과 의업은 상당히 정부로부터 보호받는 형국이다. 하지만 이때를 독립적 산업으로서의 구성요소, 특징, 역량을 향상시키는 기회로 선용하도록 약업산업, 헬스케어산업에 종사하는 구성원의 용기와 공감과 혁신의지와 리더십이 간절하다.


<필자소개>
방준석 교수(숙대약대)는 우리나라와 미국의 약국, 병원, 제약회사, 연구소 등에서 활동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약학대학의 임상약학 교수이자, 경영전문대학원의 헬스케어MBA 주임교수로서 활동하고 있다. 약사이자 약학자로서 약과 약사, 약국과 약업은 물론, 노인약료와 스마트헬스케어 분야의 혁신과 발전방안을 연구하여 사회의 각계 각층과 교류하며 실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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